셰익스피어

우리 소수, 우리 행복한 소수

왕관 6, 아쟁쿠르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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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편에서 왕이 된 사람이 이 편의 주인공인데, 아버지는 죽으면서 밖에서 싸움을 만들라고 했다. 헨리 5세는 그 말대로 프랑스를 향한다.

명분은 상속이었다. 성직자들이 오래된 법을 따져 프랑스 왕위에 그의 몫이 있다고 답했다. 그 답이 나오기 전에 배는 이미 준비되고 있었다.

프랑스 왕자가 그에게 테니스공 한 상자를 보냈다. 아직 노는 왕자인 줄 알고 있다는 조롱이었다. 왕은 그 공을 포탄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다.

줄어드는 군대

바다를 건넌 군대가 아르플뢰르라는 항구를 둘러쌌다. 성은 오래 버텼고 그동안 잉글랜드군은 병들었다. 성을 얻었을 때 남은 사람은 처음의 절반쯤이었다.

왕은 칼레라는 항구로 물러가기로 한다. 그 길을 프랑스군이 막아섰다. 아쟁쿠르라는 이름의 벌판이었다.

프랑스 전령 몽조이가 진영으로 왔다. 지기 전에 몸값을 미리 정해 두라는 말을 전했다. 너희가 질 것이 뻔하다는 뜻이었다. 왕은 자기 몸값은 이 몸뚱이라고 답해 돌려보냈다.

얼굴을 감춘 밤

싸움 전날 밤이 왔다. 불빛 사이로 프랑스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은 벌써 이긴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잉글랜드 진영은 조용했다. 왕은 신하에게 망토를 빌려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자기 병사들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앉아 있던 병사들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왕은 왕의 친구라고만 답했다. 그들은 왕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야기했다.

병사가 던진 질문

베이츠라는 병사가 먼저 말했다. 왕이야 무슨 일이 나도 몸값을 내고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윌리엄스라는 병사가 그 말을 받았다.

그는 이 전쟁이 옳지 않다면 그 죄는 왕의 것이라고 말했다. 싸움터에서 잘려 나간 팔다리가 마지막 날에 모여 왕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아내와 아이를 두고 온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낯선 사람이 답을 내놓았다. 아버지가 아들을 심부름 보냈는데 그 아들이 길에서 죽었다고 하자. 그 죽음을 아버지의 죄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했다. 병사들이 지고 온 지난 잘못까지 왕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었다.

“Every subject’s duty is the king’s; but every subject’s soul is his own.” 신하의 의무는 왕의 것이나, 신하의 영혼은 저마다 자기 것이다. (4막 1장)

윌리엄스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가 물은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 전쟁이 옳으냐를 물었다. 그 물음에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다른 일로 말이 엉켰다. 왕이 도망가지 않는다는 데에 서로 걸고 장갑을 바꿔 쥐었다. 싸움이 끝난 뒤에 다시 만나 가리기로 한 것이다.

혼자 남은 사람

병사들이 흩어지고 왕만 남았다. 그는 왕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 본다. 예식과 부름말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것으로는 잠이 오지 않았다.

이어서 그는 기도한다. 그런데 자기를 위한 기도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왕관을 얻은 방식을 오늘 하루만 잊어 달라고 빌었다. 리처드 2세의 무덤 곁에서 사람들이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편에서 가장 조용한 자리가 여기다. 얻은 자리의 값을 아들이 밤새 세고 있다.

적을수록 좋다는 말

아침이 왔다. 한 신하가 잉글랜드에 자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왕은 그 말을 막았다.

사람이 많으면 명예를 나눌 사람도 많아진다고 했다. 싸울 마음이 없는 사람은 지금 가도 좋다고 했다. 돈을 쥐여 보내 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오늘 날짜를 꺼냈다. 성 크리스핀 날이라고 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해마다 이날 소매를 걷고 흉터를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오늘의 이름들이 다시 불릴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적다고 그는 말했다. 적어서 행복한 소수이고 형제의 무리라고 했다. 오늘 자기와 함께 피를 흘리는 사람은 자기 형제라고 했다. 지금 잉글랜드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은 이날 여기 없었던 것을 아까워하리라고 했다.

몽조이가 다시 와서 마지막으로 항복을 권했다. 왕은 같은 답을 돌려보냈다.

오늘, 답하지 않은 질문은 어디로 가는가

이 편에는 두 개의 밤 연설이 있다. 하나는 얼굴을 감추고 한 대답이고 하나는 얼굴을 드러내고 한 연설이다. 아침의 연설은 사람을 움직였다. 밤의 대답은 질문을 옮겼을 뿐이다.

윌리엄스의 물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한 사람이 시작한 일에서 여러 사람이 죽을 때 그 죽음은 누구의 것인가. 왕은 병사 각자의 지난 잘못을 이야기했다. 시작한 사람의 몫은 셈에서 빠져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그 물음을 병사의 입에 두고 그대로 둔다. 왕에게 답하게 하지도 않고 병사가 틀렸다고 적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극은 전쟁을 기리는 극인지 묻는 극인지 갈린다.

다음 편에서 싸움이 끝난다. 그리고 이긴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