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소강 상태에 들어가면서, 싸움과는 다른 종류의 문제가 이순신 앞에 놓인다.
전라도의 곡식만으로는 병사와 피난민을 함께 먹일 수 없다는 것이다.
빈 땅에 씨를 뿌리다
이순신은 한산도와 인근 섬의 빈 땅을 눈여겨본다. 사람이 없어 놀고 있는 땅이 곳곳에 있다.
그는 이 땅에 둔전을 일구게 한다. 병사들과 백성들이 함께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에 나선다.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것
곡식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는 백성을 모아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굽게 한다.
청어잡이도 함께 이루어진다. 소금과 물고기는 곧 팔려 부족한 군량을 메우는 돈이 된다.
피난민에게 줄 수 있는 것
전쟁을 피해 온 피난민들도 이 일에 함께한다. 그들에게는 먹을 것도 없고 할 일도 없었다.
이순신은 둔전과 소금 굽는 일에 그들을 참여시킨다. 한 사람에게 먹을 것과 할 일을 동시에 주는 방법이다.
손이 하는 일이 바뀌다
화포와 활을 다루던 손이 이제는 곡식과 소금의 양을 셈한다. 지휘관의 하루는 전투 대신 살림으로 채워진다.
거창해 보이지 않는 이 일들이 실은 함대를 지키는 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먹을 것이 없으면 싸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 싸우지 않는 날의 몫
전투가 없는 날에도 지휘관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조용한 시간이 다음 싸움을 버텨 낼 힘을 만든다.
둔전에서 자란 곡식과 바닷가에서 구운 소금이, 훗날 다시 시작될 전쟁을 견디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