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램프를 든 아이

램프 1,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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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에서 먼 어느 도시에 알라딘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재봉사의 아들이었는데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실을 자아 팔면서 그를 키웠다.

알라딘은 일을 배우지 않았다. 거리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해가 지면 들어왔다. 어머니가 여러 번 말했지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어느 날 낯선 사람이 그 앞에 선다. 알라딘의 아버지 이름을 대고 자기가 그의 형이라고 했다. 먼 나라를 오래 떠돌다 이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삼촌이라고 한 사람

그는 알라딘에게 좋은 옷을 사 준다. 가게를 하나 내주겠다는 말도 했다. 알라딘도 어머니도 그 말을 믿게 된다.

며칠 뒤 그가 알라딘을 데리고 도시 밖으로 나간다. 언덕을 여럿 넘어 사람이 없는 자리까지 갔다. 거기서 그는 마른 가지를 모아 불을 피웠다.

불 속에 무언가를 뿌리자 땅이 흔들린다. 갈라진 자리에 돌판 하나와 고리가 드러났다. 그것을 여는 손은 알라딘의 손이어야 한다고 그가 말했다.

땅이 열린 자리

돌판 아래로 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그 아래에 정원이 있고 안쪽에 램프가 하나 놓여 있다고 했다. 그 램프만 가져오고 다른 것에는 손대지 말라고 그는 일렀다.

들여보내기 전에 그는 알라딘에게 반지 하나를 끼워 준다. 왜 주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알라딘은 계단을 내려간다.

아래에는 정말 정원이 있었다. 나무에 달린 열매들이 유리처럼 빛나고 있었다. 알라딘은 램프를 집어 들고 오다가 그 열매들을 옷 속에 담았다.

계단 아래까지 올라온 그가 손을 내민다. 위에 선 사람은 손을 잡아 주지 않고 말부터 했다. 램프를 먼저 올려 보내라는 것이었다.

문이 닫히고 나서

알라딘은 옷 속의 열매들 때문에 손을 뺄 수가 없었다. 먼저 올려 달라고 그가 말한다. 위에 선 사람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자리에서 알라딘은 처음으로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꺼내 주는 일과 물건을 받는 일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인지가 걸렸다. 그가 버티자 위에서 돌판이 닫혔다.

어둠 속에 혼자 남은 알라딘은 오래 앉아 있었다. 울다가 손을 맞잡고 비볐는데 그때 반지가 문질러진다. 빛이 나면서 하나가 나타나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집으로 보내 달라고 그가 말한다. 눈을 떠 보니 자기 집 마당이었다. 가지고 있던 것은 낡은 램프 하나와 옷 속의 열매들뿐이었다.

어머니가 닦은 램프

그 집에서 램프는 한동안 그냥 낡은 물건이었다. 먹을 것이 떨어진 어느 날 어머니가 그것을 팔기로 한다. 값을 좀 더 받으려고 천으로 문질러 닦았다.

그 자리에서 마신이 나타난다. 정령 가운데 힘이 큰 쪽을 이 시리즈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그는 램프를 든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처음 청한 것은 먹을 것이었다. 그날 상에 오른 것이 그 집에서 본 적 없는 음식이었다. 그다음부터 그 집의 형편이 달라진다.

알라딘은 옷 속에 담아 온 열매들이 무엇인지도 그때 안다. 유리인 줄 알았던 것이 보석이었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시킨 대로 계단을 내려간 것뿐이었다.

궁전이 하룻밤에 서다

몇 해가 지나 알라딘은 그 도시의 공주를 보게 된다. 바드룰부두르라는 이름의 사람이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왕에게 가서 자기 뜻을 전해 달라고 청한다.

왕 앞에 놓인 보석 그릇이 그 청을 열어 주었다. 알라딘은 마신에게 청해 하룻밤 사이에 궁전을 세운다. 그 도시 사람들은 아침에 없던 건물을 보게 되었다.

혼인이 이루어지고 그는 왕의 사위가 된다. 거리에서 놀던 아이가 궁전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그가 그렇게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몇 해가 아니라 몇 달이었다.

그런데 그 궁전도 그 옷도 그 상도 다 한 자리에서 나왔다. 램프를 든 사람이 시키면 되는 일이었다. 그 램프가 그의 손을 떠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아무도 묻지 않았다.

오늘, 빌린 힘

이 편에서 알라딘이 자기 힘으로 한 일을 세어 보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계단을 내려갔고, 램프를 집었고, 넘기지 않고 버텼다. 그 뒤의 모든 것은 램프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그가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하면 그것도 맞지 않다. 그 자리에서 물건을 먼저 넘기지 않은 판단은 그의 것이었다. 그것 하나가 그를 살렸다.

다만 빌린 힘은 사람을 주인처럼 보이게 한다. 궁전에 사는 사람과 궁전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다른데 밖에서는 같아 보인다. 안에 사는 본인도 얼마 지나면 그 둘을 헷갈리기 시작한다.

빌린 것과 가진 것의 차이는 잃어 보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알라딘은 아직 그것을 잃어 본 적이 없다. 4부가 여기서 열리고, 다음 편에서 그는 그 램프를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