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 우마나는 의원이었다. 그 시절의 치료는 피를 뽑는 일이 많았다. 사람들이 아프면 그를 찾아왔다.
그런데 그의 집에는 이상한 것이 하나 걸려 있었다. 문 밖에 걸린 상자였다.
진료가 끝나면 그는 값을 말하지 않았다. 환자는 밖으로 나가면서 상자에 돈을 넣었다.
보지 않기로 한 것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넣었다. 넣을 수 없는 사람은 그냥 지나갔다.
아바 우마나는 그 광경을 보지 않았다. 상자를 문 안에 두지 않고 밖에 둔 것이 그 때문이다.
안에 두면 눈이 마주친다. 눈이 마주치면 못 내는 사람은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 밖에 걸어 두는 것으로 그는 그 순간을 없앴다.
값을 묻지 않는 진료
가난한 사람이 와도 그는 똑같이 진료했다. 형편을 묻지 않았고 깎아 주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깎아 준다는 말에는 상대가 가난하다는 판단이 들어 있다. 그 판단을 입 밖에 내는 순간, 도움은 도움이면서 동시에 표시가 된다.
그는 값을 아예 말하지 않는 쪽을 골랐다.
하늘에서 온 인사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그에게는 매일 하늘에서 인사가 내려왔다.
이름난 랍비들에게는 안식일마다 왔다고 한다. 한 해에 한 번 오는 이도 있었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었다. 학문으로 치면 그를 앞서는 이가 여럿이었기 때문이다.
견줄 수 없는 일
돌아온 답은 그의 학문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은 견딜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매일 누군가의 형편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일이다.
וּצְדָקָה תַּצִּיל מִמָּוֶת (우체다카 타칠 미마베트) 자선이 죽음에서 구한다. 바빌로니아 탈무드 샤바트 156b, 직접 번역
감춘 얼굴이 다르다
이 시리즈에는 얼굴을 감춘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마르 우크바다. 그는 문틈에 동전을 놓고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14편).
두 사람 다 익명을 지켰다. 그런데 감춘 얼굴이 서로 반대다.
마르 우크바는 주는 사람의 얼굴을 감췄다. 아바 우마나는 못 낸 사람의 얼굴을 감췄다.
오늘, 자격을 묻는 자리
우리는 도움을 설계할 때 “누가 자격이 있는가”를 먼저 묻는다. 그 물음은 정확한 배분을 만든다.
동시에 한 가지를 더 만든다. 자기 형편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신청서 한 장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이 그것이다.
아바 우마나는 정확성을 조금 잃는 쪽을 골랐다. 대신 그 자리를 없앴다. 상자 하나를 문 밖에 거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