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말을 하는 병법가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 있다. 그런데 그 책의 가장 유명한 가르침이 이상하다.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는 것이다.”
손자는 2,500년 전 중국의 병법가다. 그는 수많은 전쟁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뛰어난 승리다. — 손자병법 모공(謀攻)편, 직접 번역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면 최고일까
사람들은 백전백승을 최고라고 말한다. 손자의 생각은 달랐다. 백 번 싸우면, 이겨도 백 번 다친다.
병사는 지치고, 식량은 바닥나고, 나라의 창고는 빈다. 그 사이 다른 적이 힘을 기른다. 이긴 쪽도 사실은 잃고 있는 것이다.
손자가 매긴 승리의 순서
손자는 승리에도 등급이 있다고 했다.
- 벌모(伐謀) — 적의 계획을 무너뜨린다. 최고의 방법이다.
- 벌교(伐交) — 적의 동맹을 끊는다.
- 벌병(伐兵) — 적의 군대와 싸운다.
- 공성(攻城) — 성을 공격한다. 가장 나쁜 방법이다.
성을 공격하려면 몇 달을 준비해야 한다. 사다리와 수레를 만들고, 흙산을 쌓는다. 그 사이 병사들의 목숨이 성벽 아래에서 사라진다.
‘온전한 승리’라는 생각
손자가 정말 원한 것은 전승(全勝)이다. 적을 부수는 게 아니라, 온전하게 둔 채로 이기는 것. 깨뜨려서 얻은 것은 이미 반쯤 망가져 있기 때문이다.
온전하게 얻어야 온전하게 쓸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장수는 싸움터 밖에서 먼저 이긴다.
오늘, 싸우기 전에 물어볼 것
이 가르침은 전쟁터 밖에서 더 자주 쓰인다. 누군가와 부딪히기 전에, 손자처럼 세 가지를 물어보자.
- 이 싸움에서 이기면, 나는 무엇을 얻는가?
- 싸우지 않고 같은 것을 얻는 길은 없는가?
- 이긴 뒤의 나는, 지금보다 강해져 있는가?
세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아직 싸울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