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길들인다는 말

숲 4,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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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바에 밥티스타라는 부자가 살았다. 그에게는 딸이 둘 있었는데 성격이 아주 달랐다. 둘째 비앙카는 조용하고 상냥해서 구혼자가 줄을 섰다. 첫째 카타리나는 말이 거칠어 아무도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밥티스타는 사람들 앞에서 한 가지를 못 박았다. 언니가 먼저 결혼하기 전에는 비앙카를 누구에게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비앙카를 원하는 남자들에게 이제 할 일이 하나 생겼다. 카타리나를 데려갈 사람을 어디서든 구해 와야 했다.

그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카타리나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를 팔리지 않는 물건처럼 말했고 그는 그 말을 다 들었다. 사납다고 부르는 사람은 많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묻는 사람은 없었다.

지참금을 보고 온 남자

그때 페트루키오라는 남자가 파도바에 왔다. 아버지가 죽으면서 재산을 남겼고, 그는 그 돈으로 더 큰 결혼을 하려 했다. 친구들에게 그는 감추지 않고 말했다. 부자이기만 하면 상대가 얼마나 사나워도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카타리나 이야기를 듣자 그는 오히려 반가워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신부라면 지참금이 클 것이고 경쟁자도 없었다. 그는 밥티스타를 찾아가 결혼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정작 카타리나를 만나 보기도 전이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카타리나는 말로 그를 밀어냈다. 페트루키오는 밀려나는 대신 그가 하는 말을 전부 뒤집어 되돌려 주었다. 그가 화를 내면 상냥하다고 하고, 침묵하면 말이 곱다고 했다. 그러고는 밖에 나가 일요일에 결혼한다고 사람들에게 알렸다.

결혼식에 늦게 온 신랑

결혼식 날 신랑은 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카타리나는 혼자 서 있어야 했다. 버림받았다는 수군거림이 돌 무렵에야 페트루키오가 나타났다.

그는 낡아 빠진 옷에 짝이 맞지 않는 신을 신고 있었다. 말은 병들었고 하인의 옷차림도 엉망이었다. 옷을 갈아입으라는 말에 그는 신부가 자기와 결혼하지 옷과 결혼하느냐고 되물었다.

식이 끝나자 그는 잔치에 남지 않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붙잡았지만 그는 아내를 데리고 곧장 길을 떠났다. 자기 것을 가져가는데 누가 막느냐는 것이 그가 댄 이유였다. 카타리나는 자기 결혼식의 잔치에서 첫 손님으로 끌려 나왔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은 굶김

페트루키오의 집에 닿은 뒤로 카타리나는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저녁상이 들어오면 고기가 탔다며 그가 상을 물렸다. 잠자리를 보면 이불이 엉망이라며 침대를 흐트러뜨렸다. 이유는 언제나 아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옷장수가 새 모자와 옷을 가져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카타리나가 마음에 들어 하자 그는 모양이 흉하다며 돌려보냈다. 좋아한다고 말한 것마다 사라지는 며칠이 이어졌다.

혼자 남았을 때 페트루키오는 자기 방법을 설명한다. 매를 길들일 때 굶기고 재우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친절로 아내를 잡는 방법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 말을 관객에게만 한다.

해가 달이라고 부르는 길 위에서

친정 잔치에 가는 길에 페트루키오가 한낮의 해를 보며 달이 밝다고 했다. 카타리나가 해라고 답하자 그는 말머리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카타리나는 달이라고 고쳐 말했다. 페트루키오가 다시 해라고 하자 그도 해라고 했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이 이 극에서 가장 이상한 장면이다. 길에서 늙은 노인을 마주치자 페트루키오가 젊은 아가씨라고 불렀다. 카타리나는 그 노인에게 아름다운 아가씨라고 인사를 건넸다. 시킨 것보다 한 걸음 더 나간 것이었다.

마지막에 부른 사람

파도바에서 세 쌍의 부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남자들은 자기 아내가 부르면 오는지를 두고 돈을 걸었다. 비앙카는 오지 않았고, 다른 신부도 바쁘다며 거절했다. 카타리나만 왔고, 오지 않은 두 사람까지 끌고 들어왔다.

페트루키오는 아내들 앞에서 한마디 해 보라고 했다. 카타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극에서 가장 긴 연설을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의 주인이고 생명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고는 무릎을 굽히는 자리까지 갔다.

“And place your hands below your husband’s foot: My hand is ready; may it do him ease.” 남편의 발 아래에 손을 두세요. 제 손은 준비되어 있어요. 그이가 편하다면요. (5막 2장)

극은 여기서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카타리나가 이 말을 하면서 무엇을 생각했는지 알려 주는 대사는 한 줄도 없다. 남편은 크게 기뻐하며 내기 돈을 챙긴다. 잔치에 모인 사람들은 놀라고, 극은 곧 막을 내린다.

이 연극을 보고 있던 사람

한 가지가 더 남아 있다. 지금까지 읽은 이야기는 사실 어떤 사람 앞에서 벌어진 연극이었다. 극이 시작되기 전에 술 취한 땜장이 하나가 길에 쓰러져 있었고, 지나가던 귀족이 장난을 꾸몄다. 사람들은 그를 씻겨 좋은 옷을 입히고 당신이 원래 귀족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그 사람 앞에서 배우들이 시작한 연극이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의 이야기다. 속은 사람이 앉아 있고, 그 앞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무언가인 척을 한다. 셰익스피어는 이 액자를 맨 앞에 두고 한 번도 치우지 않는다.

오늘, 길들인다는 말

길들인다는 말에는 상대를 좋게 만든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 극에서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은 굶김과 잠 못 자는 밤이다. 그리고 그 모든 일에는 너를 위해서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그 이름은 자주 붙는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이 앞에 오면 뒤에 오는 요구는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그 말이 진짜일 때도 있고, 반박을 막는 데만 쓰일 때도 있다.

이 이야기는 카타리나의 마지막 말이 어느 쪽인지 알려 주지 않는다. 그것을 정하는 사람은 400년 동안 읽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극은 지금도 무대에 오를 때마다 결말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