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배 한 척이 폭풍을 만난다. 나폴리의 왕과 그 일행이 타고 있었다. 돛이 찢어지고 사람들이 갑판에서 서로를 부른다.
배가 부서지는 것이 섬에서 보인다. 미란다가 아버지에게 달려간다. 아버지가 일으킨 폭풍이라는 것을 그녀는 안다.
그녀는 멈춰 달라고 한다. 저 배에 사람이 타고 있다고 말한다. 프로스페로는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답한다.
십이 년 만에 꺼내는 이야기
그는 딸을 앉히고 겉옷을 벗는다. 오늘은 네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십이 년 동안 하지 않던 이야기였다.
그는 원래 밀라노의 공작이었다. 다스리는 일보다 책에 마음이 가 있어서, 실무를 동생에게 맡기고 자기는 서재에 머물렀다.
동생은 그 일을 오래 맡다가 그 자리 자체를 가지기로 한다. 나폴리의 왕과 손을 잡고 형을 밀어낸다. 프로스페로와 세 살짜리 딸이 밤중에 배에 실린다. 돛도 노도 없는 낡은 배였다.
죽으라고 보낸 배였는데 두 사람은 살아남는다. 어떤 늙은 신하가 몰래 물과 옷과 책을 실어 두었기 때문이다. 그 책들이 이 섬에서의 십이 년을 만든다. 이름이 나오지 않는 사람 하나가 이 극 전체를 가능하게 한다.
미란다는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 그녀가 답한다.
“More to know Did never meddle with my thoughts.”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제 마음에 한 번도 끼어든 적이 없습니다 (1막 2장)
묻지 않고 십이 년을 곁에 있었다는 말이다. 이 극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쪽은 늘 아버지다. 언제 말할지도 그가 정한다.
오늘이어야 하는 날
프로스페로가 왜 하필 오늘 말하는지 이야기한다. 그 배에 탄 사람들이 바로 자기를 쫓아낸 사람들이다. 동생과 나폴리의 왕이 함께 타고 있었다.
바람이 그들을 이 섬 앞으로 데려온 것은 우연이다. 그 우연이 다시 오지는 않는다. 십이 년 동안 준비한 것이 오늘 하루 안에서 다 쓰인다.
그는 딸을 잠들게 하고 에어리얼을 부른다. 섬의 정령이고, 나무에 갇혀 있던 것을 그가 풀어 주었다. 그 값으로 지금까지 그의 일을 하고 있다.
에어리얼이 폭풍을 어떻게 했는지 보고한다. 사람들을 배에서 뛰어내리게 했고, 무리를 나누어 섬 여기저기에 두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옷 한 벌도 젖지 않았다고 한다. 배도 부서지지 않은 채 항구에 숨겨 두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폭풍은 진짜가 아니다. 사람들에게만 진짜였다. 겁에 질려 뛰어내린 사람들은 지금 서로가 죽은 줄 알고 있다.
자유를 묻는 정령
에어리얼이 조심스럽게 한 가지를 꺼낸다. 약속한 자유를 언제 주느냐는 것이다. 프로스페로의 얼굴이 굳는다.
그는 에어리얼이 어떤 처지였는지 다시 이야기한다. 나무 속에 갇혀 십이 년을 신음하던 것을 자기가 꺼내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며칠만 더 있으라고 한다. 자유를 약속한 사람이 그 자유를 계속 미룬다.
도와주는 쪽과 도움을 받는 쪽의 값이 여기서 갈린다. 프로스페로에게 그것은 갚아야 할 빚이다. 에어리얼에게는 기다려야 하는 날이다. 이 이야기는 62편에서 다시 나온다.
처음 본 사람
에어리얼이 나폴리 왕의 아들을 섬 안쪽으로 이끈다. 페르디난드는 아버지가 죽은 줄 알고 혼자 앉아 있었다. 음악 소리를 따라 걷다가 미란다와 마주친다.
미란다는 아버지 말고 다른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그녀는 그가 사람인지 정령인지 묻는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서로에게 마음을 준다.
프로스페로가 그것을 지켜본다. 그는 속으로 원하던 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반대한다. 너무 쉽게 얻은 것은 값을 가볍게 여긴다는 이유였다.
그는 페르디난드에게 통나무를 나르게 시킨다. 왕의 아들이 하루 종일 나무를 옮긴다. 미란다가 몰래 도와주려 하고 아버지는 멀리서 본다. 이 섬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그가 짜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다 짜여 있는 하루
이 편에서 프로스페로는 모든 것을 정한다. 폭풍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나누어 놓고, 딸의 사랑까지 자리를 잡아 준다. 힘을 가진 사람이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들의 하루를 짜는 것이 이 극의 모양이다.
이것이 앞의 다섯 부와 다른 점이다. 햄릿은 확인하느라 미뤘고, 오셀로는 남이 짠 장면에 걸려들었다. 리어는 자기가 나눈 나라를 되돌리지 못했다. 이 극에는 처음부터 판을 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물음이 반대쪽에 선다. 앞의 극들은 힘없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극은 힘을 다 가진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오늘, 오래 준비한 사람
십이 년은 긴 시간이다. 그동안 프로스페로는 딸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오늘에야 꺼낸 것은 오늘이 그 준비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사람은 준비가 끝나기 전에는 말을 아낀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은 이유를 모른 채 그 세월을 함께 산다. 미란다가 묻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물을 자리가 없었다.
이 편은 그 준비가 끝나는 첫날이다. 상대는 이미 섬 안에 있고, 힘은 전부 그의 손에 있다. 남은 것은 그가 그 힘으로 무엇을 하느냐뿐이다.
다음 편에서 이 섬에 먼저 살던 사람이 나온다. 그는 이 섬이 자기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에 프로스페로가 답을 하지 못하는 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