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는 떠나는 그들에게 낯선 뱃길을 일러 주었다. “해가 닿지 않는 나라, 세상 끝으로 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죽은 자들의 혼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배는 낮도 밤도 가릴 수 없는 기슭에 닿았다. 오디세우스는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고, 꿀과 젖과 포도주와 물을 붓고 검은 양을 잡았다.
피가 구덩이에 고이자 사방에서 그림자들이 몰려들었다. 막 죽은 이도 있었고 아주 오래전에 죽은 이도 있었다. 모두 목소리를 얻고 싶어 피 쪽으로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