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가짜 공주

도착 6, 천축국의 옥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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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저녁을 먹는데 뒤채에서 소리가 났으니, 여자 목소리였다.

스님이 손을 저었다. 일 년 전부터 있는 사람이고 정신이 성치 않다고 했다.

삼장이 그쪽을 한 번 보았다. 소리는 곧 그쳤고, 아무도 더 묻지 않았다.

뒤채의 말

밤에 오공이 혼자 그쪽으로 가 문틈으로 안을 보았다. 여자가 벽을 보고 앉아 있었다.

옷은 남루한데 손이 곱다고 생각하던 차에 그녀가 돌아보며 같은 말을 했으니, 자기가 이 나라 공주라고 했다.

스님들이 뒤따라 와서 오공을 데려갔다. 저 말을 일 년째 한다고 했고, 처음 몇 달은 들어 주었다고 했다.

자리에 앉은 쪽

이튿날 성에 들어가니 거리마다 사람이 몰려 있었다. 공주가 누각에서 공을 던지는 날이라 했다.

수놓은 공이 하나 날아 삼장의 머리에 맞았다.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그를 둘러쌌다.

궁으로 끌려 들어가자 왕이 기뻐했다. 공주가 발 뒤에서 웃었다.

삼장이 경을 가지러 간다고 말했지만 그 말은 통하지 않았다. 자리가 이미 정해진 뒤였다.

오공이 본 것

오공이 궁에 남아 그 여자를 보니 사람의 기운이 아니었다. 그런데 왕도 신하도 아무렇지 않았다.

일 년을 곁에서 본 사람들이었다. 매일 인사하고 매일 이름을 불렀으니, 그래서 아무도 다시 보지 않았다.

절 뒤채의 여자를 본 것은 오공뿐이었다. 그쪽은 하루 만에 이상하다고 느꼈고, 가까이 있던 사람들만 못 보았다.

달에서 내려온 것

오공이 그 앞에서 정체를 밝히자 여자가 궁을 뛰쳐나가 산으로 갔다. 공이를 하나 들고 맞섰다.

싸움이 길어질 때 하늘이 밝아지며 태음성군이 내려왔다. 곁에 항아가 서 있었다.

달에서 약을 찧던 옥토끼라고 했다. 일 년 전에 몰래 내려왔고, 전생에 맞은 일이 있어 갚으러 왔다고 했다.

토끼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달빛 속으로 올라갔다. 그것으로 끝났다.

돌아온 사람

일행이 절 뒤채로 가서 문을 열고 그녀를 데리고 나왔다. 그녀는 걷는 것을 잊고 있었다.

궁에서 왕이 뛰어나와 딸을 알아보고 주저앉았다. 일 년 동안 아무도 그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았다.

스님들은 뜰에 서 있었다. 그동안 밥을 날라다 준 것도 그들이었지만, 아무도 그 말을 확인하러 가지는 않았다.

오늘, 말이 증거가 되지 않을 때

이 나라에서 진짜는 계속 말하고 있었다. 숨지도 않았고 도망치지도 않았으며, 일 년 내내 같은 말을 했다.

그 말이 증거가 되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에게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고, 자리가 없는 사람의 말에는 확인이 붙지 않는다.

더 나쁜 것이 있다. 같은 말을 오래 반복하면 그 반복이 증거로 쓰인다. 저 사람이 정신이 성치 않다는 증거가 된다.

궁에 있던 쪽은 한 번도 자기를 증명하지 않았다. 증명할 필요가 없었고, 매일 인사받는 것이 증명을 대신했다.

가짜를 가려낸 것은 그 나라 사람이 아니었다. 달에서 내려온 이가 와서야 끝났고, 사람 쪽에서는 끝내 아무도 그 말을 확인하러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