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너무 높이 난 날개

오만 4 —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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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는 크레타의 높은 방에서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배는 모두 미노스 왕의 것이었다. 길이란 길은 다 막혀 있었다.

그때 그는 고개를 들었다. 갈매기 한 마리가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지나갔다. “미노스가 땅과 바다를 가졌구나. 그런데 하늘은 갖지 못했다.”

그날부터 다이달로스는 깃털을 모았다. 아들 이카로스는 옆에서 깃털을 날리며 놀았다. 자기 몸에 무엇이 달릴지는 아직 몰랐다.

미궁을 만든 사람

다이달로스는 아테네에서 온 장인이었다. 손으로 못 만드는 것이 거의 없었다. 크레타의 미노스 왕이 그를 불러들인 것도 그 솜씨 때문이었다.

왕은 그에게 미궁을 짓게 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집이었다. 그 안에 소의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었다.

일이 끝나자 왕은 다이달로스를 보내 주지 않았다. 미궁의 길을 아는 사람이 섬 밖으로 나가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만든 사람이 자기가 만든 섬에 갇힌 셈이었다.

하늘만은 열려 있다

다이달로스는 깃털을 길이 순서대로 늘어놓았다. 짧은 것에서 긴 것으로 차례차례 놓으니 언덕처럼 되었다. 목동이 부는 갈대 피리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가운데는 실로 묶고 아래쪽은 밀랍으로 붙였다. 다 붙인 다음에는 살짝 구부려 진짜 새의 날개처럼 만들었다. 날개 두 쌍이 완성되었다.

이카로스는 그동안 아버지 곁에서 놀고 있었다. 바람에 날리는 깃털을 잡으러 뛰어다녔다. 엄지로 노란 밀랍을 눌러 보기도 했다.

가운데로 날아라

다이달로스는 아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손이 자꾸 떨려서 몇 번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아이의 눈을 보며 말했다.

“가운데로 날아라, 이카로스.” “낮게 날면 물보라에 젖어 날개가 무거워진다.” “높이 날면 해의 열에 밀랍이 물러진다.”

“별을 보고 방향을 잡으려고 하지 마라.” “내 뒤만 따라오면 된다.” 그는 아들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그것이 마지막 입맞춤이었다.

두 사람은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아래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이 낚싯대를 놓쳤다. 밭을 갈던 사람도 쟁기를 놓고 하늘을 보았다. 신인 줄 알았던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사모스가 왼쪽으로 지나갔다. 델로스와 파로스가 뒤로 물러났다. 이카로스는 나는 일이 점점 좋아졌다.

아이는 아버지를 앞질러 위로 올라갔다. 하늘이 부르는 것 같았다. 해가 가까워질수록 밀랍이 물러졌다.

깃털이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이카로스는 맨 팔을 저었지만 붙잡을 바람이 없었다.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아래로 떨어졌다.

“이카로스야, 어디 있느냐.” 다이달로스가 소리쳤다. 물 위에 떠 있는 깃털을 보고서야 알았다.

이카리아라는 이름

다이달로스는 아들을 가까운 섬에 묻었다. 그 섬은 이카리아, 그 바다는 이카리아해가 되었다. 그는 그날 처음으로 자기 솜씨를 미워했다.

나무 위에서 자고새 한 마리가 그 장면을 오래 지켜보았다. 그 새는 높이 날지 않는다. 낮은 덤불에만 둥지를 튼다.

오늘, 가운데 길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너무 높이 날지 마라”로 기억한다. 그런데 다이달로스는 두 가지를 똑같이 말했다. 낮게 날아도 떨어진다고 했다.

젖은 날개로 가라앉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 겁이 나서 자기 몫을 자꾸 줄이는 것도 떨어지는 방법이다. 이 이야기가 가리키는 것은 높이가 아니라 폭이다.

가운데 길은 정해진 높이가 아니다. 자기 날개가 견디는 만큼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을 알아 두는 일이 오늘 이카로스가 남긴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