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흠 등 문무 관원들이 헌제 앞에 나아가 아뢴다. 위왕이 자리에 오른 뒤로 덕이 사방에 퍼졌으니, 한의 운수가 다한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요와 순을 본받아 나라를 위왕에게 넘기십시오. 기린이 나고 봉황이 오고 누런 용이 나타났다는 징조까지 늘어놓는다. 헌제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가 운다. 고조께서 세 자 칼을 들고 일어나 나라를 세우신 지 사백 년이다. 내가 재주는 없어도 큰 허물이 없는데 어찌 조상의 대업을 버리겠느냐.
이튿날 헌제가 두려워 나오지 않자 조비의 누이인 조황후가 묻는다. 헌제가 네 오빠가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고 하자 조황후는 크게 노해 오빠를 꾸짖는다. 그러나 조홍과 조휴가 칼을 차고 들어와 헌제를 끌어낸다. 화흠은 용포를 잡아당기며 허락할지 말지 어서 한마디 하라고 다그친다. 옥새를 내놓으라는 말에 부보랑 조필이 천자의 보배를 어찌 함부로 찾느냐고 꾸짖다가 끌려 나가 베인다.
헌제는 떨면서 천하를 위왕에게 넘기겠다고 한다. 조비는 두 번 사양하는 모양을 갖춘 뒤 수선대에 오르고, 헌제가 몸소 옥새를 바친다. 화흠이 칼을 잡고 헌제를 가리킨다. 황제 하나를 세우고 하나를 폐하는 것은 예부터 늘 있는 일이다. 산양공에 봉해 줄 테니 오늘 떠나고, 부르지 않으면 조정에 들어오지 마라. 헌제가 눈물을 머금고 떠나자 조비가 신하들에게 말한다. 순과 우의 일을 나는 이제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