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는 큰 배 위에 술자리를 벌이고 장수들과 강 위의 달을 본다. 그는 창을 비껴 들고 노래를 짓는다.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가 나무를 세 바퀴 돌아도 앉을 가지가 없다는 구절이 들어 있다. 양주 자사 유복이 싸움을 앞두고 불길한 말이라고 하자, 술에 취한 조조는 창으로 그를 찔러 죽이고 이튿날 깨어 뉘우친다.
배들은 쇠고리로 다 묶였다. 조조가 수군을 이끌고 나가 보니 바람이 불어도 배가 평지처럼 안정되어 북쪽 군사들이 뱃전에서 창칼을 휘두른다. 정욱이 말한다. 배를 모두 묶어 두었으니 평온하기는 하지만, 저들이 불로 치면 피할 길이 없습니다. 조조가 웃는다. 불로 치려면 반드시 바람을 빌려야 한다. 지금은 한겨울이라 서풍과 북풍만 있을 뿐인데 어찌 동풍이나 남풍이 있겠느냐. 우리는 서북쪽에 있고 저들은 남쪽 기슭에 있으니, 저들이 불을 놓으면 제 군사를 태울 뿐이다.
강 건너 산꼭대기에서 조조의 수채를 보던 주유는 바람에 조조 진영의 누런 깃발이 꺾여 강에 떨어지자 크게 웃는다. 그때 갑자기 사나운 바람이 일어 깃발 끝이 주유의 얼굴을 스친다. 주유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크게 외치더니 뒤로 넘어져 피를 토한다. 장수들이 급히 일으켰을 때 그는 이미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