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의 벗 법정이 유장의 편지를 들고 형주로 와서, 장로를 막아 달라며 유비를 촉으로 청한다. 법정은 익주가 하늘이 내린 땅인데 유장은 어진 이를 쓰지 못한다고 한다. 그 땅이 오늘 장군께 스스로 넘어오니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유비는 유장이 자기와 같은 종친이라 차마 도모할 수 없다고 한다. 방통이 결단해야 할 때 결단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며 재촉한다.
유비가 말한다. 지금 나와 물과 불처럼 맞서는 사람은 조조다. 조조가 급하면 나는 너그럽게, 조조가 사나우면 나는 어질게, 조조가 속이면 나는 충성스럽게 한다. 늘 조조와 반대로 해야 일이 이루어진다. 작은 이익 때문에 천하에 큰 의리를 잃는 일은 하지 않겠다.
방통이 웃는다. 주공의 말씀은 하늘의 이치에 맞지만, 어지러운 때에 군사를 써서 다투려면 한 가지 길만 고집할 수 없습니다. 약한 나라를 아우르는 것은 옛 패자들의 일이고, 거슬러 얻고 순하게 지키는 것은 탕왕과 무왕의 길입니다. 일이 정해진 뒤 의로 갚아 큰 나라에 봉해 주면 무슨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겠습니까. 오늘 취하지 않으면 끝내 남이 취할 것입니다. 유비는 그제야 깨닫고 공명과 관우에게 형주를 맡긴 뒤 방통과 함께 서쪽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