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표는 병이 들자 유비를 형주로 불러 내가 죽으면 아우가 형주의 주인이 되라고 했다. 유비는 사양했다. 공명이 왜 거절했느냐고 묻자 유비는 은혜와 예로 나를 대한 사람이 위태로울 때 어찌 빼앗겠느냐고 답했다. 공명은 참으로 어진 주인이라며 탄식했다.
그사이 조조는 하후돈에게 십만 군사를 주어 신야를 엿보게 했다. 공명은 처음으로 군사를 부려 박망파의 좁은 길에 불을 놓았다. 그의 나이가 어리다며 못마땅해하던 관우와 장비는 돌아오는 공명의 수레 앞에 말에서 내려 엎드렸다. 조조가 오십만 대군을 일으킨 무렵 유표는 숨을 거두었고, 채부인과 채모는 유언을 꾸며 열네 살 둘째 아들 유종을 세웠다. 유종은 싸워 보지도 않고 형주를 조조에게 바쳤다.
이적은 조문을 핑계로 양양에 가서 유종을 사로잡으라 했고 공명도 그 말을 따르라 했다. 유비는 울었다. 형님이 죽음을 앞두고 맡긴 아들을 붙잡고 땅을 빼앗으면 저승에서 무슨 낯으로 형님을 보겠는가. 공명은 신야 사대문에 따르고 싶은 백성은 모두 번성으로 함께 피하라는 방을 붙이고, 빈 성에 들어온 조인의 군사를 불과 물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