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를 건넌 유비는 취한 듯 넋이 나간 듯하다. 저 넓은 시내를 한 번에 뛰어넘었으니 하늘의 뜻이 아니겠는가. 그는 남장 쪽으로 말을 몬다. 해가 서쪽으로 지려 한다.
가다 보니 한 아이가 소 등에 걸터앉아 짧은 피리를 불며 온다. 유비는 나는 저 아이만 못하구나 하고 탄식하며 말을 세운다. 아이도 소를 멈추고 피리를 내려놓더니 유비를 한참 바라본다. 장군께서는 황건을 깨뜨린 유현덕이 아니십니까? 유비가 놀라 묻는다. 너는 시골 아이인데 어찌 내 이름을 아느냐.
아이가 말한다. 원래는 몰랐습니다. 스승님을 모시다 보면 손님들이 와서 유현덕이라는 분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키가 일곱 자 다섯 치이고, 팔을 늘어뜨리면 무릎 아래까지 오고, 눈으로 자기 귀를 볼 수 있는 당대의 영웅이라고요. 장군의 모습을 보니 틀림없이 그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