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본의 부인들이 네더필드를 찾아가고, 얼마 뒤 격식대로 답방이 온다.
제인은 그 두 자매에게 점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 간다. 어머니는 견디기 어려운 사람으로, 아래 동생들은 말을 섞을 것도 없는 아이들로 분류된다. 다만 위의 두 딸과는 더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뜻이 전해진다.
언니가 웃지 않으면
제인은 그 뜻을 기쁘게 받는다. 엘리자베스는 여전히 마음을 놓지 않는다.
그 자매가 누구를 대하든 내려다보는 기색이 남아 있고, 그것은 언니를 대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엘리자베스는 본다.
샬럿의 생각은 또 다르다. 그는 제인이 너무 조용하다고 말한다.
빙리가 제인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한데 제인이 자기 마음을 그만큼 보여 주지 않으니, 상대는 확신을 얻지 못한 채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열에 아홉은 여자가 실제로 느끼는 것보다 더 보이는 편이 낫다고 샬럿은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언니를 옹호한다. 제인은 원래 누구 앞에서나 한결같은 사람이고, 마음이 없어서 조용한 것이 아니라고.
샬럿은 물러서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을 상대에게까지 그렇게 잘 감춘다면 붙잡을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결혼에서의 행복은 결국 운에 달린 문제이고, 평생을 함께 보낼 사람의 흠은 되도록 모르고 지내는 편이 낫다고 샬럿은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웃는다. 너도 그렇게 고르지는 않을 거면서.
이 말을 엘리자베스가 웃어넘기는 장면은 뒤에 다시 읽히게 된다.
얼굴에서 눈으로
엘리자베스는 빙리가 언니에게 기울어지는 것을 지켜보느라 바쁘다.
그래서 정작 자기가 그 친구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다아시는 처음에 엘리자베스를 예쁘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무도회에서 그는 감탄 없이 그를 보았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흠을 잡으려고 보았다.
그런데 얼굴에 반반한 구석이 거의 없다고 자기 자신과 친구들에게 못 박고 난 다음이었다. 그 검은 눈의 표정이 얼굴 전체를 얼마나 총명해 보이게 하는지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그다음 발견들도 그에게는 하나같이 달갑지 않았다.
까다로운 눈으로 어긋난 자리를 여러 군데 찾아내고도 그 몸가짐이 가볍고 보기 좋다는 것은 인정해야 했다. 저 여자의 태도가 세련된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단언해 놓고도 그 편안한 장난기에 붙들렸다.
엘리자베스는 이 중 무엇도 알지 못한다.
그에게 다아시는 여전히 어디서도 상냥하지 않은 사람이고, 자기를 춤 상대로 삼을 만큼 예쁘게 보지도 않았던 사람이다.
루카스 저택에서
그는 엘리자베스를 더 알고 싶어진다. 직접 말을 붙이기 전에 우선 그가 남들과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 행동이 엘리자베스의 눈에 띈다.
윌리엄 경의 저택에 많은 사람이 모인 날이었다. 엘리자베스가 샬럿에게 묻는다. 저 사람은 내가 포스터 대령과 하는 이야기를 왜 저렇게 듣고 있는 거지.
무엇을 트집 잡으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엘리자베스는 생각한다. 지금 물러서지 않으면 곧 그를 무서워하게 될 거라고도 덧붙인다.
잠시 뒤 윌리엄 경이 두 사람을 춤추게 하려고 나선다. 다아시는 놀랍게도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러선 쪽은 엘리자베스였다.
그는 정색하지 않고 웃으며 사양한다. 이쪽으로 걸어온 것은 춤 상대를 구하려던 것이 아니라고, 다아시 씨는 더없이 예의 바른 분이라고.
고운 두 눈
멀어지는 엘리자베스를 다아시가 바라보고 있다. 표정에 언짢은 기색은 없다.
캐럴라인이 다가와 말을 붙인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맞혀 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저녁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견뎌야 하나 하는 생각일 거라고,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다아시의 대답은 짧았다. 완전히 틀렸다는 것이다.
“I have been meditating on the very great pleasure which a pair of fine eyes in the face of a pretty woman can bestow.” 예쁜 얼굴에 자리한 고운 두 눈이 얼마나 큰 기쁨을 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던 참입니다. (제6장)
누구의 눈이냐고 캐럴라인이 묻는다. 그는 이름을 말한다. 엘리자베스 베넷 양이라고.
캐럴라인은 그 말을 농담으로 받기로 한다. 그러면 언제 축하를 드려야 하느냐고, 베넷 부인이 장모가 되는 셈이라고 놀린다.
오늘, 아무도 읽지 못한 저녁
이 편에는 틀리게 읽은 사람도 바르게 읽은 사람도 없다.
엘리자베스는 자기를 향한 시선을 트집으로 읽고, 캐럴라인은 그 침묵을 지루함으로 읽는다. 다아시는 자기 마음을 발견하면서도 그것을 경계해야 할 일로만 읽는다.
세 사람이 같은 저녁에 세 방향으로 빗나간다.
이 시리즈가 하는 일이 여기서 한 번에 보인다. 우리는 남을 읽고, 남도 우리를 읽고, 그 읽기들은 서로 만나지 않은 채 각자 굳어 간다.
앞으로 여러 편 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계속 잘못 읽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오독을 고치는 데 필요한 것은 더 날카로운 눈이 아니라 더 많은 사실이다.
나를 두고 누군가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한참 뒤에야 안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