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

스무 해째 비어 있는 자리

기다림 1, 이타케의 구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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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시인은 이렇게 노래를 시작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다오. 길 위에서 십 년을 보낸, 꾀 많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트로이가 무너진 지 십 년이 흘렀고, 살아남은 왕들은 진작에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은 하나뿐이었다.

오디세우스였다. 트로이 목마를 생각해 낸 그 사람이 정작 자기 집에는 닿지 못하고 있었다(그리스 39편).

신들의 회의

그는 죽지 않았다. 세상 끝 오기기아섬에서 님프 칼립소가 그를 칠 년째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그에게 노여움을 품고 있어서 넓은 바다가 통째로 그의 감옥이 되었다. 그 사연은 뒤에서 그가 직접 들려준다(10편).

포세이돈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신들이 모였고, 아테나가 제우스 앞에 서서 말했다. “그는 이미 치를 만큼 치렀습니다. 이제 집으로 보내야 합니다.”

먹어 치우는 손님들

같은 시각 이타케의 궁은 잔치판이었다. 백 명이 넘는 구혼자가 눌러앉아 주인 없는 집의 가축을 잡고 술광을 비우고 있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왕비와 왕좌였다. 우두머리 안티노오스가 가장 크게 웃으며 말했다. “오디세우스는 죽었소. 이제 우리 중 하나를 고르시오.”

왕비가 거절하는 동안은 재산을 축낼 셈이었는데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아들은 아직 어렸고 늙은 아버지는 시골로 물러나 있었다.

이십 년을 기다린 사람

왕비 페넬로페는 밤마다 울었다. 남편이 죽었다는 증거도, 살아 있다는 소식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무도 고르지 않고 미루고 달래며 시간을 벌었다. 그녀에게는 그녀만의 싸움이 있었다(24편).

기다림은 가만히 있는 일이 아니라, 집이 무너지지 않게 이십 년 동안 붙잡는 일이었다. 이 이야기의 절반은 그 붙잡음의 이야기다.

낯선 손님과 소년

그때 궁 문 앞에 낯선 나그네가 섰지만 구혼자들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왕자 텔레마코스만 달려가 그를 맞아들였다.

그는 자기 자리를 내주고 먹을 것을 올린 뒤에야 물었다. “손님은 뉘시며 어디서 오셨습니까.” 묻기 전에 먼저 대접하는 것이 그때의 법이었다.

나그네는 실은 아테나였다. 여신은 소년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네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배를 띄워 그의 소식을 찾아라. 너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다.”

그 말이 소년 안에서 무언가를 깨웠다.

오늘, 기다림도 싸움이다

다음 날 텔레마코스는 이십 년 만에 이타케의 회의를 소집했다. 소년은 구혼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소리를 내어 말했다.

“내 집에서 나가시오.” 구혼자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그가 어제까지의 아이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이 서사시는 칼과 방패가 아니라 빈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서 시작한다. 바다에 갇힌 남편, 베틀 앞의 아내, 자라나는 아들이다.

전쟁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50편에서 끝났고, 이것은 그다음의 이야기다. 돌아가는 이야기이고, 그 길은 전쟁보다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