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어머니의 부고

4부 백의종군 2, 하늘의 해조차 캄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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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4월 13일, 이순신은 아산에서 어머니가 탄 배를 마중하러 나갈 채비를 한다.

준비를 마칠 즈음, 종 순화가 배에서 달려와 소식을 전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안흥량에서 멈춘 배

여든셋의 어머니는 여수에서 아산으로 오는 길이었다. 안흥량에서 배가 잠시 멈춘 사이, 어머니는 그 배 위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순신은 곧바로 해암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가 도착했을 때 배는 이미 와 있었다.

하늘의 해조차 캄캄해 보였다

그는 그 순간의 심정을 일기에 짧게 남긴다.

달려나가 가슴을 치고 뛰며 슬퍼하니 하늘의 해조차 캄캄해 보였다. 바로 해암으로 달려가니 배는 벌써 와 있었다. (1597년 4월 13일)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그는 다 적지 못한다. 뒤에 대강 적는다고만 남긴다.

성복만 마치고

며칠 뒤, 4월 19일의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세상천지에 나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또 있을까. 일찍 죽느니만 못하구나.

백의종군의 몸이라 그는 상을 오래 치를 수 없다. 상복을 갖추는 최소한의 절차, 성복만 마치고 그는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오늘, 슬픔과 의무 사이

슬픔을 억누른 채, 그는 다시 초계를 향해 남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상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한 몸으로.

가장 큰 슬픔 앞에서도 걸음을 멈출 수 없었던 사람이 있다. 이 편은 그 자리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