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흰 고래의 전설

피쿼드호 7, 소문에서 전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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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낸 뒤로, 선원들 사이에서는 전에 없던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번 항해가 그저 고래기름을 채우는 항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낮은 목소리로 오가는 이름

밤이 되면 선원들은 갑판 구석에 모여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 한가운데에는 늘 같은 이름이 있었다.

모비 딕.

이슈마엘은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며칠이 지나서야 그는 그것이 향유고래 한 마리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고래와는 다르다

늙은 선원들은 그 고래가 보통 향유고래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몸집은 그 어떤 고래보다 컸고, 이마와 등에는 눈처럼 흰 무늬가 덮여 있었다.

작살을 맞고도 몇 번이나 살아 돌아갔다는 이야기, 배를 부수고 사람을 끌고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뒤를 이었다. 어떤 선원은 그 고래가 한 바다가 아니라 여러 바다에서 동시에 나타난다고까지 말했다.

이슈마엘은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았다. 다만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서 듣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

두려움이 키운 것인가, 진짜 위험인가

“he piled upon the whale’s white hump the sum of all the general rage and hate felt by his whole race from Adam down.” 그는 흰 고래의 등 위에, 아담 이래로 자신의 종족 전체가 품어 온 분노와 증오를 통째로 쌓아 올렸다. (제41장)

이 문장을 들었을 때 이슈마엘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사람들이 이 고래에게 붙이는 것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사고를 겪은 사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 다시 그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건너가며 조금씩 몸집을 불렸다.

실제로 위험한 고래인지, 아니면 두려움이 키워 낸 이야기인지 그는 끝내 구별할 수 없었다.

오늘, 이 항해의 진짜 목적

이슈마엘은 그제야 필래그가 왜 에이해브를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 신 같은 사람”이라 불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항해는 처음부터 고래기름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 생각을 안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낮은 목소리로 오가던 이름 하나가, 이제 그의 마음속에서도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