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격을 물리친 뒤 사람들은 큰 바리케이드 쪽만 지켰다. 마리우스는 문득 작은 바리케이드가 마음에 걸려 그쪽으로 갔다. 포석 사이에 등불 하나만 떨고 있을 뿐 아무도 없었고, 골목은 깊이 고요했다.
돌아서려는데 어둠 속에서 마리우스 씨, 하고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두 시간 전 플뤼메 거리의 철책 너머로 그를 부른 바로 그 목소리였지만, 이제는 숨결에 가까웠다.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발밑이에요.
몸을 숙이니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그에게로 기어 오고 있었다. 등불에 작업복과 찢어진 골덴 바지와 맨발, 피 웅덩이 같은 것이 보였고, 창백한 얼굴이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저를 못 알아보시겠어요? 그가 모르겠다고 하자 그녀가 말했다. 에포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