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뤽상부르의 벤치

마리우스 4, 손수건의 머리글자

읽는 시간 17분 · 유료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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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마리우스는 키가 알맞고 머리숱이 짙은 잘생긴 청년이었다. 그는 길에서 젊은 여자들이 자기를 돌아보면, 낡은 옷을 비웃는 줄 알고 도망치거나 숨었다. 실은 그들은 그의 모습에 끌려 돌아본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모든 여자를 피해 다녔다.

한 해 넘게 마리우스는 뤽상부르 공원의 한적한 길에서, 늘 같은 벤치에 나란히 앉은 남자와 여자아이를 보았다. 남자는 예순쯤 되어 보였고 슬프고 진지한 얼굴이었다. 머리는 하얗게 세었는데 몸은 퇴역 군인처럼 단단했다. 늘 새것 같은 푸른 웃옷에 챙 넓은 모자를 썼고, 누구와도 눈을 오래 맞추지 않았다. 여자아이는 열서너 살쯤으로, 못생겼다 싶을 만큼 말랐고 수도원 기숙생 같은 검은 메리노 옷을 입고 있었다. 둘은 아버지와 딸 같았다.

마리우스는 그 길을 거의 날마다 걸었고, 그 둘을 거의 날마다 보았다. 그러나 이삼일 눈여겨본 뒤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학생들은 아이의 검은 옷과 노인의 흰 머리를 보고 아이를 라누아르 양, 노인을 르블랑 씨라고 불렀다. 쿠르페락이 붙인 별명이었다. 마리우스도 노인을 르블랑 씨라고 불렀다. 그 노인은 장발장이었고, 여자아이는 코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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