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이 펜을 놓친 바로 그날 저녁, 마리우스는 저녁을 먹고 서재로 들어가 서류를 펼쳤다. 그때 하인 바스크가 편지 한 통을 건네며, 쓴 사람이 현관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코제트는 할아버지의 팔을 끼고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거친 종이를 거칠게 접은 편지였다. 마리우스가 받아 들자 담배 냄새가 났다. 냄새만큼 기억을 깨우는 것은 없다. 그는 그 담배를 알았고, 그러자 겉봉의 글씨도 알아보았다. 고르보 집의 그 다락방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가 그토록 찾던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제 발로 찾아온 것이었다.
편지는 맞춤법이 엉망인 거창한 말투로, 남작님 집안에 들어와 있는 한 사람에 관한 비밀을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고귀한 남작 부인의 집에서 그런 자를 내쫓을 방법을 드리겠다는 것이었다. 서명은 테나르디라고 되어 있었다. 이름 끝을 조금 줄였을 뿐 거짓 서명은 아니었다. 마리우스는 서랍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주머니에 넣고 그를 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