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이기는 것보다 어려웠던 것은,
자기편의 의심을 이기는 일이었다
今臣戰船 尙有十二금신전선 상유십이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1597년 8월)
바다를 접고 육지로 올라오라는 임금의 명에 그가 올린 답입니다. 대개는 여기까지를 압니다. 그런데 같은 해 봄, 그는 의금부에서 국문을 받았고 죄인의 몸으로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이 시리즈가 파는 것은 이긴 일곱 해가 아니라 견딘 일곱 해입니다.
이순신(1545~1598)은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을 이끈 삼도수군통제사입니다. 『난중일기』는 그가 전쟁 중에 쓴 일기로, 1592년 1월 1일에 시작해 전사 이틀 전에 끝납니다. 남에게 보이려고 쓴 글이 아니어서 영웅이 아니라 사람이 남아 있습니다.
원본은 한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특정 번역본을 참조하지 않고 한문 원문의 뜻을 직접 우리말로 옮기며, 일곱 해의 기록을 여섯 부, 마흔 편으로 묶어 다시 씁니다. 편마다 원문 한 구절을 우리 번역과 함께 인용합니다.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1597년 9월 15일, 명량 전날 장수들에게 · 이 일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문장
우리 도와 남의 도를 가릴 때가 아니다
1592년 4월, 경상우수사 원균의 함대가 무너집니다. 이순신의 관할은 전라도 바다이고, 휘하 장수들은 남의 바다까지 나가야 하느냐고 되묻습니다.
책임의 선은 조직도가 아니라 상황이 긋는다
선을 넘는 결정은 이겼을 때만 결단이 되고 졌을 때는 월권이 됩니다. 이 편이 붙드는 자리는 결과를 모른 채 정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마지막 편에서 마지막인 줄 모르고 쓴 하루치의 기록에 무엇이 남았는지를 묻습니다.
이 일기를 쓴 사람. 삼도수군통제사
같은 편 안의 경쟁자. 뒤에 통제사가 되어 칠천량에서 무너진다
그를 세우고, 의심하고, 다시 세운 임금
이순신을 천거한 재상. 조정에서 그를 변호한다
육군 최고 지휘관. 백의종군하는 그를 자기 밑에 둔다
칠천량에서 열두 척을 빼내 왔고, 명량 앞에서 달아난다
전선 사백 척을 끌고 온 명나라 수군 도독
아들을 보러 배를 타고 오다 세상을 떠난다
아산에서 왜군과 맞서 싸우다 죽는다
새해 첫날의 그리움에서 옥포 출전의 결심까지
사천 앞바다의 첫 실전, 총상을 입고도 물러서지 않은 날
전투가 없는 날의 통제사, 백성을 먹이는 일
죄인의 몸으로 받은 가장 무거운 소식
널리 알려진 이야기와 일기의 기록을 맞대어 보는 명량
겉봉에 적힌 두 글자, 이 시리즈에서 가장 무거운 하루
전체 40편 중 여섯 편(15%)이 무료로 열립니다. 한국어·영문 40편이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6부 완결).
한산도에서 왜선 쉰아홉 척을 가라앉힌 통제사가, 다섯 해도 지나지 않아 같은 조정의 명으로 의금부에 끌려가 국문을 받습니다. 그를 살린 것은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이런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다고 쓴 한 재상의 상소였습니다.
그리고 죄인의 몸으로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무너진 함대의 소식을 듣고, 다시 바다로 돌아갑니다. 결과만 아는 사람은 이 일곱 해를 모릅니다. 그 일곱 해를 마흔 번에 나눠 읽는 것이 이 시리즈입니다.
이 세 가지를 나에게, 또는 함께 읽는 사람에게 묻는 마흔 번이 난중일기입니다.